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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입문자들을 위한 가이드북 [심미안 수업 - 윤광준]

책 주관적인 리뷰

by 차미박 2023. 11. 1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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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한 번쯤은 모두가 좋다는 그림을 보고도, 음악을 듣고도 아무런 감흥이 느껴지지 않은 적이 있을 것이다. 또는 마구 물감을 뿌린 미술 작품이 수백억 원을 호가한다는 걸 듣곤 ‘저 정도면 나도 그리겠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왜 내가 뿌린 물감은 지저분한 낙서가 되고 누군가가 뿌린 물감은 왜 몇백억씩의 가치가 되는 것일까? 도대체 예술은 어떻게 감상하는 것일까? 나도 미술관 앞에서 혹은 연주회에 가서 우아하게 그림을 감상하고 음악을 감상하고 싶은데 당최 무엇이 좋은지 모르겠어서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예술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는 당신을 위한 책이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작가님에게 이 책을 추천받고 올해 8월쯤 구매했던 걸로 기억한다. 왜 인지 모르게 그동안은 손이 가지 않아 책장 한구석에 놔두었다가 3주 전쯤 책을 읽기 시작했다. 보통 한 번에 이어서 책을 읽으면 일주일 정도 걸리는데 이 책은 3주 정도 걸렸다. 다양한 이유가 있었지만은 무엇보다 이 책은 꼭꼭 씹어서 천천히 소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윤광준 작가


1950년 강원도 횡성 출생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학사

윤광준 작가는 사진에서 미술, 음악, 건축,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활동하는 아트워커이다. 웅진출판의 초대형 프로젝트 ‘한국의 자연탐험’을 8년간 진행했다. 1996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시작한다. 그는 사진뿐 아니라 오디오 평론가로도 유명하고 국악에도 조예가 깊어 사야 국악상 심사위원장도 맡고 있다. 집필한 대표작으로는 [잘 찍은 사진 한 장], [윤광준의 생활명품] 등이 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아름다운 것을 보는 눈, 심미안을 기르는 방식에 대해 알려준다. 사실 나는 디자이너라는, 무엇보다 보는 것에 중요성을 잘 알아야 하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가졌는가?’라는 질문에는 선뜻 답 하지 못한다. 유명한 것들을 봐도 왜 유명한 거지?라는 물음이 들고, 좋다는 전시회에 가도 이게 왜 좋은 건지 모를 때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요몇년간 그래도 느리지만 조금씩 아름다운 것을 보면 ‘아 이게 이래서 아름다운 거구나.’라는 느낌이 올 때가 있다. 어렴풋한 감각으로만 느껴지던 타이밍에 이 심미안 수업을 읽으면서 정리된 것 같다.

이 책은 6가지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1. 우리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2. 숨은 의도를 발견하는 기쁨, 미술
3. 지금 이 순간만 사는 행복, 음악
4. 나를 둘러싼 공간이 확장되는 마술, 건축
5.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에 주목하는 힘, 사진
6. 일상의 욕망을 다독이는 지혜, 디자인

첫 번째 파트는 아름다운 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하고 그다음부터는 차례로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숨은 의도를 발견하는 기쁨, 미술

심미안을 기르려면 자신이 잘 모르는 낯선 대상과 마주했을 때의 첫 느낌이 중요하다.-57p

명작에는 사실 이유가 없다. 보고 나면 너무 좋다는 느낌이 저절로 든다.-64p



좋은 것을 알아차리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나도 내가 어느 정도 심미안이 생기고 있다고(물론 많이 부족하지만) 생각했던 계기가 있는데, 작품을 보고 좋다, 나쁘다는 감정이 드는 걸 빠르게 캐치할 수 있으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그 찰나의 좋다, 싫다의 감정을 캐치하지 못하고 흘려보낸다. 때문에 다른 사람의 평들에 의지하고 판단하곤 한다. 이 순간을 캐치하는 것도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윤광준 작가님도 말한다. 낯선 대상과 마주했을 때 첫 느낌이 중요하다고.

그림도 음악과 똑같다. 들어서 쾌감을 주는 건 좋은 것이고, 불쾌한 건 나쁨 음악이다. (…) 좋은 그림은 봐도 또 보고 싶다.-66p


나도 전에는 불쾌한 사진도 누군가가 좋다고 하면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있나?’라는 생각으로 불쾌함을 누르고 계속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불쾌한 건 그냥 불쾌한 거다. 그게 나쁜 작품일 수도 있고 또는 그 작품의 주파수와 내 주파수가 맞지 않는 걸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익히 아는 명작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추상화나 동양화를 즐기는 방식에 대해서도 설명해 준다.

사람들은 추상화를 난감해한다. 추상화를 감상하는 방법은 대체 뭘까. (…)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추상화에서 형태를 찾으려는 시도는 포기해야 한다. (…) 추상화가 전달하려는 것은 공중에 수없이 떠다니는 숱한 주파수와 같다. 정확하게 잡아내지 않으면 소음에 불과하다. 그러나 작가의 주파수와 내 주파수가 맞았을 때 느끼는 쾌감은 대단하다.(…) 결국 추상화는 ‘의도성’이 매우 강한 그림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 의도가 형태에 없을 뿐이다. 다른 요소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69-71p
김환기-우주


위의 사진은 한국 미술품 최초로 경매가 100억 원을 넘긴 김환기 화백의 우주라는 작품이다. (약 131억 8천750만 원) 누군가에게는 이 그림이 난해한 점들로 만들어진 그림일 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그림과 주파수가 맞는 사람들은 이 작품의 가치를 100억 이상으로 판단한다.


여담으로 한국 미술품 최고가 Top10에서 김환기 선생님의 그림이 9점이나 들어간다.

윤광준 작가는 그림을 즐기는 법을 잘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전시회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 전시를 즐기는 여섯 가지 방법

1. 웬만하면 유료전시를 보자.
물론 무료전시들도 좋을 때가 있지만 그보다 유료전시가 좋을 확률이 높고 아무래도 돈을 받는 전시인 만큼 전시에 투자한 돈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대구 사진 비엔날레에 다녀왔는데 그곳은 무료전시임에도 종말 좋았다. 항상 예외는 있다는 걸 알고 있자.

오랜만에 만난 좋은 전시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기본정보 및 후기 - https://chamy.tistory.com/m/73

오랜만에 만난 좋은 전시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기본정보 및 후기

2023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기간: 2023.09.22(금)-11.05(일) 장소: 대구문화예술회관, 동대구역 광장, 대구예술발전소, 경북대학교 및 시내전역 *메인 전시는 대구문화예술 회관에서 진행한다고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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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파수가 잘 맞는 사람과 함께 가서 보자. 그림에 집중하고 싶으면 혼자 가서 보라.
3. 시간 여유를 충분히 하고 가서 보라
4. 가기 전과 후 전시회의 정보를 챙겨보자.
5. 다양한 방법으로 그림을 감상하자. (자신의 기억을 떠올린다던지, 자신이 이 그림을 그린 화가라고 생각하고 감상을 한다던지)
6. 좋다는 느낌이 든 작품이 있다면 사진을 찍어보자. 그리고 전시회를 다녀온 뒤에 자주 꺼내서 들여다 보라.

각각에 대한 설명을 책에 잘 나와있으니 궁금하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지금 이 순간만 사는 행복, 음악


윤광준 작가는 위에 약력을 말했다시피 본업은 사진작가지만 오디오 평론가나 국악 심사위원을 할 정도로 음악에 조예가 깊다.

나는 시각적인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미술에는 관심이 있어 전시회를 일부러 찾아가기도 하거나 관심 있는 작가가 있으면 검색하고 관련된 작품들을 찾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음악, 특히 클래식음악에 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하고 찾아서 들어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윤광준 작가는 음악이 다른 예술과 차별화되는 지점을 명쾌하게 말해준다.

미술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예술 장르는 주로 시각을 통해 전달된다. 그에 비해 소리를 사용하는 예술인 음악은 어느 예술보다 직감적이다. -95
음악을 듣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자신의 관점에 따라 듣는 방법이 다르다. 다양성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고 표현의 섬세함에 치중하는 이들도 있다. 음악의 자료적 가치에 빠져드는 이들도 있다. 어떤 방법이 더 나은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반복해서 들을 때 남다른 감상 능력이 키워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128p
취향이 단단해질수록 삶은 구체성을 띤다. 그야말로 행복의 디테일을 채우는 방법이다. 그들이 지나온 인생은 매우 풍부했을 것이다. 삶의 공간마다 시간의 예술로 채워왔을 것이다. -143


윤광준 작가님을 유튜브에 찾아보면 인터뷰 자료 같은 게 몇 개 보이는데 몇 년 전 올라온 <이창섭의 inside3>라는 프로그램에서 인터뷰이로 나오신 적이 있다. 그때 작업실을 공개해 주셨는데 작업실 한편에는 비싼 장비와 음반들로 가득한 방이 따로 있었다. 윤광준 작가님의 인터뷰가 궁금하면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길 바란다.


https://youtu.be/h71r2033stE?si=laSLWv5lkJ7q6DRY


#나를 둘러싼 공간이 확장되는 마술, 건축


이 책중에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던 주제이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배웠던 부분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미술, 음악, 문학 등은 좋든 싫든 실생활에서나 교과서에서 많이 접하면서 자란다. 하지만 건축이라는 장르는 교과과정에서 제대로 가르쳐 주지도 않고 쉽게 접할 수 없는 분야라 우리에겐 생소하다. 건축이 예술의 분야에 들어간다는 것도 최근에 유현준 건축가님의 유튜브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건축을 예술이라고 했을 때 ‘응?’이라는 생각과 ‘건축은 좀 더 공학 쪽에 가깝지 않나? 왜 예술이지?’라는 의구심을 가졌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왜 건축이 예술의 영역인지 그것도 모든 예술을 아우르는 예술의 정수라고 불리는지 알게 되었다.


건축에서 우리가 얻는 만족은 밖에서 멋지게 지어진 외관을 살펴보거나 내부의 멋진 인테리어를 감상하는 일만이 아니다. 마치 등산을 하는 것처럼 그 건물 안에서 마주하는 시선의 쾌감이 중요하다. 안에서 밖이 보이지도 않는 건물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지만, 밖을 안으로 끌어들여 시선을 확장하는 재주야말로 건축이 가진 재주 중에 으뜸이다. -182



최근에 뮤지엄 산을 다녀왔다. 이 책에서 말한 ‘좋은 건축은 밖을 안으로 끌어다닌 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건축물이다. 심미안 수업을 다 읽고 이 건축물을 봤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건축물이 다르게 보이고 더 깊게 느껴지기도 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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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산 📍위치 강원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 2길 260 뮤지엄산 https://naver.me/FDlPMY2A 뮤지엄산 : 네이버방문자리뷰 3,021 · 블로그리뷰 5,887m.place.naver.com🕐운영시간 10:00-18:00 *17:00입장마감 *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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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지어지는 순간부터 그곳 사람들의 삶의 조건을 반영한다. -184

뛰어난 건축가들은 단절하지 않고 연결하고, 파괴하지 않고 재생성한다.-187
하나의 건축물이 어떤 생명력을 갖느냐는 그 시대의 사람들이 어떤 지향점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그런 점에서 서울이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은 이 도시를 살고 있는 시민에게 있다. 건축은 사람을 담는 그릇이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건축이 달라진다. -187
좋은 건축은 생각이 고이고 좋은 감정이 생기게 한다. -197
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민감해진다는 것은, 자신이 놓여 있는 조건과 맥락에 관심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197



그림이나 음악을 들을 때도 공간은 중요하다. 아무리 멋진 그림이라도 쓰레기장 안에 있을 때와 멋진 건축물 안에 있을 때와는 다가오는 가치가 달라진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로 건축은 모든 예술을 담는 그릇이라는 작가님의 말에 큰 공감이 되었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에 주목하는 힘, 사진


위에서 말했듯이 윤광준 작가님의 본업, 아니 처음 직업은 사진가였다.(지금은 본업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전방위로 활동하신다) 그래서 그런지 사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것을 잡아내려고 애쓴 사진, 세상의 허무함과 삶의 쓸쓸함을 드러내려는 사진을 보면, 우리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게 사진의 본연적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09


좋은 사진은 결국 찍는 사람의 마음이 반영되는 것이다. 나도 꽤 오랫동안 필름사진을 찍어왔다. 윤광준 선생님이 말한 것처럼 사진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기에. 하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더 어려워지는 지는 것이 사진이다. 나도 한동안은 사진을 재밌어서 찍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왜 사진을 찍는 건지에 대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남들과 같은 사진을 찍을 거라면 굳이 사진을 찍을 필요가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찍어야 하는지 고민을 하다가 한동안 카메라를 손에서 놓았다.

자기의 감정과 자기 관점에 충실한 사진일수록 공감이 크다. (…) 찍는 이의 내면이 느껴지느냐 아니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221p


최근에 들어서야 조금씩 다시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전과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이라면 이제는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니라 정말 나라서 찍을 수 있는 사진들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기록의 예술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사진이 시간을 가두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227

흔적은 시간에 맞설 유일한 대응이 된다. 사진은 시간 앞에 스러질 모든 것의 운명에 맞서, 그 모습을 남겨두는 것으로 위안을 주는 예술이다. -229
사진은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그 본령이다. 남들이 보지 못한 것, 남들이 보지 못한 순간을 담는 ‘발견의 미’가 주는 충격이 사진의 본질이다. -236


#일상의 욕망을 다독이는 지혜, 디자인


이 책은 예술에 대한 심미안을 키우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맨뒤에는 디자인 파트가 있어서 살짝 의아했다. 디자인이 예술인가 예술이 아닌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나 최근에는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모호해지고 있는 건 사실인 듯하다.

현대미술은 디자인과 경계가 없다. 디자인 관련 전시를 자주 접하면 다양한 영역으로 연결되어 있는 예술사의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 -277
세상의 모든 일은 연관되어 있고, 고립되면 관계의 맥락을 놓치게 된다. 디자인의 뿌리는 어쨌든 미술이다. 미술만 아니라 다른 예술에도 관심을 가지는 게 좋다. 인류의 미적 역사를 이해하는 경험을 자꾸 해야, 오늘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샘솟는다. -280p


좋은 디자인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정의를 내려주는데 그 정의가 마음에 든다.

좋은 디자인은 공감의 폭이 넓다.
완벽한 디자인일수록 수용자에게 너그럽다. 바꾸어 말하면 공감 능력이 좋은 사람이 디자인 감각도 좋다. 공감능력이 좋다는 건 그만큼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기만의 관심에 머물지 않고 다수의 관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들이 조화로움에 대한 감각을 갖고 있다. -272
산다는 것은 매일을 사는 데 필요한 물건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좋은 휴식을 위해선 안락한 소파가 필요하고,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려면 주전자와 잔이 필요하다. 어차피 물건과 함께 뒹굴고 살아야 한다면 좋고 아름다운 물건으로 채워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도구와 물건이 기능만 좋아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281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물은 본래의 기능대로 사용할 때 보다 바라보고 마주쳐야 하는 시간이 더 많다. 그렇다면 보아서 아름다운 측면이 매우 중요해지는 것이다. -281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은 사용하는 것보다는 바라봐야 하는 시간이 더 길기에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는 문장이 참 좋고 통찰력 있다.

예술의 일상화란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 매일 먹는 끼니의 그릇을 더 아름다운 것으로 놓고, 들리는 음악을 스스로의 선택으로 채우는 것이다. 어떤 것이든 좋으나, 그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선별의 기준을 갖게 되면 그것이 곧 심미안이다. -285


너무 많은 좋은 문구들과 배울게 많아서 수많은 도그지 어를 만들어 놨다.

*도그지어의 뜻
도그지어란 무엇일까?  What’s Dog’s ear? - https://chamy.tistory.com/m/100

도그지어란 무엇일까?  What’s Dog’s ear?

도그 지어 Dog’s ear 도그지어란 무엇일까? 도그지어란 영어의 Dog’s ear를 우리말로 표기한 것이다. Dog’s ear는 말 그대로 강아지의 귀를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도그지어를 검색해 온 사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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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너무 재미있게 봤고 배울 것이 많았던 책이었다. 어렴풋이 이해하던 예술의 실루엣이 조금 더 명확하게 보이는 느낌이랄까. 여하튼 예술에 대해 궁금하지만 기본 정보가 없고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모든 사람에게 윤광준 님의 심미안 수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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