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1979년에 나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첫 소설이다. 이 소설을 본 적은 없지만 제목만은 아주 익숙한데, 항상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맨 앞에 작가 소개를 보면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등단하고...”라는 문구를 수 없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를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이끌게 해 준 이 책은 항상 궁금했었고 며칠 전 드디어 책을 보게 되었다.
지은이: 무라카미하루키
페이지: 167쪽
발행일: 1979년
무라카미의 팬이라면 몇 번 들어봤을 그가 소설을 쓰게 된 이유. 무라카미의 소설들을 보면 주인공이 불현듯 어떤 걸 떠올리거나 어떤 결정을 하고 행동을 하는 장면들이 많다. 최근에 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에서도 돌고래 호텔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든다던지 어떤 꿈을 꾸고 운명처럼 시골에 한 도서관에서 일을 하게 된다던지 그런 것들 말이다. 아마 그런 이야기들은 본인의 경험 ‘불현듯이 쓰고 싶어 졌다’라는 경험에서 온 것들이지 않을까 싶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그다음으로 나오는 소설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과 쥐 3부작이라고 불리는데, 주인공과 친구 "쥐"가 세 작품에 공통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추후에 나온 <댄스댄스댄스>라는 책은 이 쥐 3부작의 에필로그 격의 소설인데, 주인공이 같고 스토리도 어느 정도 이어진다고 한다.
나는 <댄스댄스댄스>를 먼저 읽고 이번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읽었는데 사실 크게 연결성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사이의 두 권의 책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을 읽으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무라카미 하루키 6번째 장편소설 <댄스댄스댄스> 후기 - https://chamy.tistory.com/m/77
스토리
이 소설은 1970년 8월 8일에 시작해 8월 26일에 끝이 난다. 등장인물은 스물한 살의 '나'와 스물두 살의 '쥐'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이다. 1970년 여름 나는 대학의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해변의 도시인 고향에 돌아온다. 거기에는 대학을 그만두고 소설을 쓰고 있는 친구 '쥐'가 있는데….
한 번에 술술 잘 읽히는 소설은 아니다. 각 장이 짧게 짧게 끊어져 있는 데다가 장면이나 시간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작품이 출품되었을 때는 이런 방식 때문에 논란이 많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소설에는 데릭 하트필드라는 하루키가 만든 가상의 소설가가 나오는데 얼마나 하루키가 진심으로 생생하게 묘사했는지 이 소설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 가서 데릭 하트필드의 책을 찾아서 사서들이 곤란해했다고 하는 후일담이 있다. 하긴 나도 책을 읽으며 실제인물인지 알고 검색을 해봤더랬다.
개인적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지만 이 소설은 좀 난해하기도 하고 스토리도 크게 없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아닌 게 아니라 무라카미 하루키도 작기 후기에서 이 책은 ‘별다른 의미가 없이 만들어졌다는 게 단점이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하튼 이 책 자체로의 가치는 잘 모르겠으나 이 책으로 무라카미라루키의 소설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상징성만은 있는 책인 게 확실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라면, 그의 상징적인 작품을 찾는다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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