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면 잘 알고 있을 연필 블랙윙. 나는 연필로 쓰는 건 좋아하지만 그렇게 연필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건 아니다. 그래서 가끔 연필로 글을 쓰고 싶을 땐 굴러다니는 아무 연필이나 잡아서 쓰는 편인데, 최근에 문구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문구의 모험>이라는 읽게 되었고 그곳애서 블랙윙이라는 연필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블랙윙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스토리 때문인데 원래 수많은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제품이었으나 1998년 블랙윙을 생산하던 에버하드 파버라는 브랜드가 사라지면서 블랙윙도 함께 단종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라진 이후에도 블랙윙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고, 연필 한 자루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며 팔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0년 연필용 목재를 제조하던 미국의 CalCedar라는 회사의 자회사인 팔로미노에서 이 연필을 재생산해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전의 블랙윙을 써봤던 사람들은 이 제품이 오리지널만 못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잘 구현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하튼 책을 읽고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네, 얼마나 좋은 연필인지 한번 써보고 싶긴 하네’라는 생각만 하고 지나갔는데, 어제 쓸만한 연필을 찾아 연필꽂이를 뒤지다가 유일하게 안 깎여진 연필을 하나 발견했는데 옆을 보니 <블랙윙>이라고 적힌 게 아닌가.
읭..? 기억을 더듬어보니, 약 1년 전쯤 서울에 출장을 갔을 때 흑심이라는 연필 전문브랜드의 쇼룸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연필을 2-3자루 정도 구매를 했었다. 디자인이 예쁘고 그때 아래 적힌 설명이 흥미로워 샀는데 사두고는 잊고 있다가 이제야 발견한 것이다. 그게 하필 블랙윙 브랜드라니. 신기하기도 하고 빨리 써보고 싶어서 얼른 연필깎이로 깎아 써봤다.
괜히 제품 스토리를 알고 나니까 더 잘 써지는 기분.. 플라시보효과.. 근데 좀 더 부드럽고 뭐랄까 흑연의 질감도 잘 보이고 고르게 퍼지면서 부드러운 느낌이랄까? 계속 쓰고 싶게 만드는 마성의 연필이다.
글자를 쓸 때보다는 그림을 그리거나 드로잉을 할 때 그 장점이 더 돋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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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윙은 다양한 모델이 있는데 내가 가진 건 블랙윙 매트로 블랙윙의 기본 모델이다. 블랙윙 602 모델이 유명하다고 해서 내심 기대했지만 내가 가진 건 블랙윙 매트. 모델별로는 진하기가 다르다. 블랙윙 매트는 3B-4B정도의 진하기를 가지고 있고 블랙윙 602는 2B 정도의 진하기를 가지고 있다.
한 자루에 2500-3000원 정도로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무언가를 쓰거나 그릴 때 우리의 기분을 나아지게 한다면 절대 비싸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요즘엔 브랜드가 주는 ‘감각’, 그중에서도 촉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는데 블랙윙은 그런 면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고 좋은 브랜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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