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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분주함은 잊고 차분히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서점, 강원도 영월 인디 문학 1호점

여행&맛집

by 차미박 2023. 11. 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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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문학 1호점

강원 영월군 무릉도원면 무릉법흥로 785 인디문학 1호점
https://naver.me/FM1cu9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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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문학 1호점

map.naver.com


🚗가게 앞 주차가능
*가게가 좁고 가파른 길을 올라가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주의바람.

영업시간: 11:00-19:00
*음료는 팔지 않는다. 하지만 음료를 가지고 가서 야외 좌석에서 마시는 건 괜찮으니 오랜 시간 머무를 생각이라면 주변 카페나 편의점에서 마실 것을 사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가을 여행을 왔다. 장소는 영월. 아니 원래는 원주였으나 숙소를 잡고 보니 원주가 아닌 영월이라 얼떨결에 영월여행이 되어버렸다. 사실 영월 쪽에는 아는 곳이 없었는데 묵었던 숙소의 이 지역 주민인 주인 부부께서 너무 자세하게 주변 맛집이나 갈만한 곳을 설명해 주셨다.(묵었던 숙소는 추후 업데이트 예정. 여기도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인디 문학 1호 점도 우리가 인터넷에 서치 했을 때는 나오지 않았던 곳인데 이 지역 주민인 주인분께서 추천해 준 곳이라 알게 되었다.



인디문학 1호점. 처음 방문하면 당황스러울 정도로 산 위에 있다. 마음에 준비를 좀 하고 가야 한다. 하지만 그만한 보람이 있다.


서점 바로 앞쪽에 이렇게 산 풍경을 바라보며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원래 인디 문학 1호점은 영월군 영월 읍에 있었지만 올해 3월(2023년 3월) 지금 있는 자리인 영월군 무릉도원면으로 이사 왔다고 한다.

그리고 1호점이라길래 왠지 2호 점도 있나 찾아보았지만(다들 궁금하지 않나..?) 그런 건 없는 것 같았다.

여기 책방 주인분은 서울에서 기획자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도시생활에 팍팍함을 느끼고 빚만 얻고, 도시생활에서 열심히 해도 빚만 쌓이는 것 차라리 고향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빚이 쌓이는 게 낫다고 판단해, 고향인 영월로 다시 내려와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방을 차렸다고 한다. (멋지다.)

아래 인디문학 1호점 책방주인님 인터뷰 참고.
https://m.hani.co.kr/arti/culture/book/1101122.html?_fr=nv#ace04ou

서점이 산속에 있어도 올 사람은 옵니다… 당신처럼! [책&생각]

우리 책방은요│인디문학1호점

www.hani.co.kr



입구에 들어가면 다양한 사람들이 이 서점을 방문한 걸 알 수 있게 사진들이 붙어있다.


아이유도 있고


이슬아 작가도 있고


뮤지션 요조 님도 있다.


고양이도 두 마리나 있다. 하지만 만지면 문다고 한다. 눈으로만 예쁘게 담아주자.


우리가 처음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들어가니 아무도 없었다. 잠시 후에 주인분이 들어오더니 좋은 인상으로 간단한 안내사항(안내사항이라고 해봤자 필요한 것 있으면 불러달라던지 고양이를 만지면 물 수도 있다던지의
이야기였다)만 말씀하시곤 건물 옆편으로 홀연히 사라지셨다.

그래서 우리는 전세 낸 것처럼 너무 편안하게 책방구석구석을 음미하여 책과 유심히 보고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진이 작아서 잘 보이진 않지만 오른쪽 위쪽에 종이로 <서점원이 직접 읽고 뽑은 2023년 올해의 책>이라고 적혀 있다. 그냥 서점원이 뽑은 올해의 책이 아니라 ‘직접 읽고’라는 문장만 넣었을 뿐인데 신뢰가 확 가고 궁금해졌다. 독립서점만 할 수 있는 매력이라고 할까. 참 좋았다.



왼쪽 귀퉁이에 적어둔 ‘우리 외삼촌 가게’ 아마 주인분의 조카가 쓴 종이인가 보다. 너무 귀엽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 ‘이 서점 매일 와주세요’라는 귀여운 문장. 우리 동네에 있었으면 정말 매일 왔을 텐데. 아쉽다.


책방주인분이 여행을 자주 다니시나 보다. 항공편 티켓이 가득 벽면에 붙여져 있었다. 러프하게 붙여져 있는데 뭔가 좋아 보였달까.


사람들이 남기고 간 쪽지를 벽면에 붙여놓았다.


서점원이 쓴 책이라는 섹션이 한편에 있다. 사장님이 책도 쓰시는 것 같았다.


무라카미하루키 신작도 책상에 가지런히.


방명록이 있었는데 그냥 방명록이 아니라 릴레이 소설형식의 방명록이었다. 한 명이 글을 쓰고 가면 한 명이 그 이야기를 계속 전개해 나가는 방식.


나도 이어서 쓰고 싶었는데 한 어린 친구가(아마도?) 아주 상상력을 발휘해 심오한 이야기를 한 나머지 내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보겠어서 이어서 글을 쓰지 못했다...


이 서점의 또 좋았던 점이 몇 권의 도서의 좋은 구절들을 책 제목과 함께 뽑아서 이곳저곳에 붙여놨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책을 드는 것과 이런 구절들을 보고 그 책을 보는 것은 또 다르기 때문에 너무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하면서 진심이 느껴졌다.


내가 구매한 책은 이슬아 님의 산문집 <심신단련> 그리고 헤르만 헤세의 <밤의 사색>. 책을 구매하면 주는 친환경 봉투도 귀여웠다.



책을 구매하고 나와서 야외좌석에서 30분 넘는 시간 동안 구매한 책을 읽었다. (우리는 이 서점에서 거의 1시간 30분 가까이 머물렀다. 하지만 어느 것도 불편하지 않았고 평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보이지 않는 사장님의 배려가 있었으리.) 단풍이 무르익다 못해 많이 떨어진 상태였지만 오히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지저귀면 날아가는 새들이 잘 보여서 좋았다. 적당히 선선한 바람과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는다는 건 너무 황홀한 경험이었다. 이 경험을 연료 삼아 또 도시의 바쁜 생활을 잘해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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