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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조용히 전시를 볼 수 있는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여행&맛집

by 차미박 2023. 11. 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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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11월 중순. 종로에 있는 아라리오 뮤지엄에서 전시를 보고 왔다. 아라리오 뮤지엄은 크게 서울과 제주 지점으로 나뉘는데, 제주는 그 안에서 또 3가지의 건물로 나뉜다.

서울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종로에 위치하고 제주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는 제주시 탑동로, <동문모텔 1,2점>은 산지로에 각각 위치한다. 하지만 제주에 있는 아라리오 뮤지엄은 모두 도보 20분 거리 내에 모두 붙어있다.

📍서울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율곡로 83
https://naver.me/FOMSX4J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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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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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
제주 제주시 탑동로 14
https://naver.me/GmfGSrz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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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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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 1
제주 제주시 산지로 37-5
https://naver.me/50eG6l8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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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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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2
제주 제주시 산지로 23
https://naver.me/F3O9DM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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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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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10:00 ~ 19:00 (화 - 일)
*월요일 휴관
✔️탑동시네마
10:00 - 19:00 (화 - 일)
*월요일 휴관
✔️동문모텔 I, II
10:00 - 19:00 (화 - 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성인: 15,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6,000원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성인: 15,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6,000원
✔️동문모텔 I, II 통합권
성인: 20,000원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8,000원
✔️탑동시네마 / 동문모텔 I, II
성인: 24,000원
청소년: 14,000원
어린이: 9,000원


📌예매 안내사항/할인사항


*65세 이상 경로자, 장애인 50% 할인적용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는 공간이 좁고 위험한 관계로 10세 이하는 입장을 제한합니다.
*아라리오뮤지엄 제주 - 탑동시네마 / 동문모텔 Ⅰ / Ⅱ는 36개월 이하의 영유아는 무료입장
*삼성카드 10% 할인
(프리미엄 카드 월 1회 무료입장 / 자세한 사항은 삼성카드 홈페이지 참조)
*현대카드 20% M포인트 사용 (현장결제 시 적용)
*아라리오뮤지엄 제주 - 탑동시네마 / 동문모텔 Ⅰ / Ⅱ는 제주도민 50% 할인
*중복할인은 불가합니다.

🎧도슨트
투어 오디오 제공 (한영)
*도슨트 투어는 현재 운영 X



전시회에 좀 다녀본다고 한 사람들에게도 아라리오뮤지엄은 생소할 것이다. 대림미술관이나 D뮤지엄, 현대미술관은 대중적으로 유명하지만 아라리오 뮤지엄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나도 잘 모르던 곳이었는데 최근에 읽은 심미안 수업이라는 책에서 윤광준 작가님이 좋아하는 건축물이라고 나와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라리오 뮤지엄은 (주)아라리오 창업자인 김창일 회장이 지난 40년간 수집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트 뮤지엄이다.

아라리오 인 스페이스가 있는 건물은 과거에 건축사무소로 사용했던 건물이고 이 건물은 대한민국의 대표 건축가인 故김수근이 설계한 공간이다. 원래는 건축시무소로 지어진 건물이 뮤지엄으로 탈바꿈했지만 내부와 외부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면서 미술관으로 개조했다. 용도가 완전히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건축물의 구조와 특징을 바꾸지 않고 최대한 살려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뮤지엄뿐만 아니라 뮤지엄 바로 앞에 붙어있는 통유리 건물이 있는데 그곳에는 다양한 외식공간이 있다. 아래부터는 다녀온 후기 사진이다.



건물들이 좀 복잡하게 엮여있다. 그래서 한눈에 전경이 딱 나오는 사진을 찍기 힘들었다. 이 건물의 시그니처인 덩굴들이 가을을 맞아 옷을 갈아입었고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많은 잎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네온사인 구조물이 야외에 있다. 건물 외벽의 담쟁이와 주변 나무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들어가는 입구도 찾기 힘들었지만 큼지막하게 표시해 둬서 따라서만 가면 된다. 화살표를 따라가면 입구가 나오고 들어가면 안내 데스크가 있다. 나는 현장발권을 했다.


들어가서 입구를 따라 올라가면 보이는 두 번째 작품. 인간의 내면을 보여주는 영상이었는데 강렬했다. 무엇보다 사진에서는 안 보이지만 영상이 실제 화장실로 쓰였던 곳 안에 설치되어 있었다. 더글러스 고든이라는 작가가 인간의 또 다른 자아를 화장실 안에서 테이프로 얼굴을 뭉개면서 보여주는 작품인데 찍은 장소와 전시공간이 오버랩되면서 더 몰입감이 높아졌다.


전시를 보다 보면 크고 작은 창이 뚫려있는데 바깥의
가을 풍경이 보여서 참 좋았다.


창문도 하나의 작품처럼 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면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들도 있다.


최근에 뮤지엄 산에 가서도 백남준 선생님의 작품을 보았는데, 여기서도 보니 새삼 백남준 선생님이 우리나라 미술계에 미친 영향이 대단하다는 걸 또 느꼈다.


전시를 둘러보다가 이따금 보이는 바깥 풍경도 감상한다.


굉장히 정교하게 사람처럼 만들어진 조형물을 기괴하게 사물과 배치해 뒀다.


찢어질 것 같은 비닐에 모래가 담겨있고, 모래를 자세히 보면 백골이 모래에 파 묻혀있다.


껌의 패키지가 보이고 껌종이 안에 사람이 구겨져서 들어가 있다. 사람을 현실적이게 너무 잘 표현해서 기괴해 보였다. 그리고 내 추측이지만 저 패키지의 여성분과 안에 껌은박지 안에 들어간 사람이 동일인물이 아닐까..라고 추측해 본다. 금발의 머리, 빨간 입술, 들고 있는 수저가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제목은 역설적이게도 <I wished>였다.


이것도 화장실을 그대로 살려서 작품을 배치해 놨다.


그다음 층으로 올라갔다. 엄청나게 큰 워홀 사진 아니 그림. 그림이라는 게 놀랍다.


이 작품의 묘미는 워홀의 머리칼이 빛나며 흩날리는 것인데, 발광 페인트를 사용한 게 아니고 알루미늄 판 위에 그림을 그리고 전동드릴로 스크레치를 내서 그게 빛나 보이도록 만든 거라고 한다. 창의적이다. 역시 뭐든 표현하려는 게 있으면 방법은 찾아낼 수 있는 것 같다.


이 그림은 설명을 보지 않고 그림만 봐도 우울하고 슬픔이 잔뜩 묻어나서 좋았다. 좋은 그림은 직관적이다. 설명이 필요 없다.


이건 그림 옆에 창문이 난 게 마치 한 작품 같아서 찍었다. 이 건축물을 지은 김수근 건축가님도 대단하지만 이 건물을 이렇게 활용해서 리모델링한 분도 대단하다.


5층에 올라가서 한참 멍하니 봤던 영상작품.


코헤이 나와의 작품. 이건 영상이 너무 좋았어서 작품 설명을 적어보고자 한다.

“코헤이 나와는 대상의 형태를 분해하여 재구성하거나 새로운 형식의 소재에 기인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일본의 작가이다. <베슬>은 벨기에 안무가 데미안 잘렛과 함께 협업하여 기획한 퍼포먼스를 기록한 영상 작품으로, 인간의 육체를 인지하는 다양한 관점들에 주목하고 있다. 나와와 잘렛은 액체에서 고체로, 움직임에서 움직이지 않은으로, 생물학적인 것에서 신화적인 것으로 등 상반되는 것 사이를 넘나드는 인체에 내제한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나와와 질렛은 고체와 액체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으며, 실제로 잡으면 뭉치고, 놓으면 분해되는 물질 위에서 무용수들이 안무를 펼치도록 했다. 더 나아가 <베슬>은 인체가 계속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무용수의 근육 움직임이 조금만 달라지더라도 인체에 대한 관람자의 인식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드러낸다.”



이건 5층에 있는 개빈 터크의 <또 하나의 부랑자>라는 이름의 작품. 진짜 사람 같아서 깜짝 놀랐다. 나만 놀란 줄 알았는데 뒤이어 올라오는 모든 사람들이 놀라더라..


이 뮤지엄에서 계단을 올라가는 재미도 있다. 이건 5층에서 아래로 내려다본모습. 계단이 좁아서 한 명이 올라가도 꽉 찬다.


위의 사진은 인도 예술가 수보드 굽타의 <pure>라는 영상 작품이다. 영상 안에서는 소의 배설물을 뒤집어쓴 채 샤워를 하고 있는 굽타가 나온다. 이 영상은 뒤로 감기를 해서 굽타가 배설물을 씻어낼수록 더 더러워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에게 익숙한 키스해링작가의 작품도 있다.


이날 본 작품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을 고르라면 위의 작품을 고를 것 같다. 일단 조형물 자체도 기괴하면서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았다.

“레슬리 드 차베즈의 <야수의 복부 아래서>는 십자가에 매달린 듯 엎드린 한 남성의 복부에 필리핀 빈민가과 글로벌 기업 상표들을 함께 배치하여 필리핀의 식민지 역사를 상기시키고 여전히 사회에 남아있는 강대국들의 영향들을 보여준다” (작품소개 글)


몸 군데군데에 있는 필리핀 빈민가 판잣집의 모습.


위에 사진도 레슬리 드 차베즈의 <거리 위의 펑크족>이라는 작품인데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필리핀의 젊은이들을 그렸다고 한다. 사람의 비율들이 이상하지만 오히려 그랬기에 저항감이 더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이 건물 군데군데에 이런 선반들이 굉장히 많은데 아마 건축 사무소에서 사용하던 선반들을 그대로 살리면서 놔둔 것 같았다.

위에까지는 아라리오 뮤지엄에서 진행하는 상설 전시였고 아래는 특별전시공간이다. '뮤지엄 인 뮤지엄'은 작가가 서울 또는 제주 아라리오뮤지엄에 머물며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전시 프로젝트이다.

아래는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작품 설명

뮤지엄 인 뮤지엄’ 프로젝트 / 리칭: 8개의 방
Li Qing: A Suite of Eight Rooms
2015. 10. 08 ~ 2025. 10. 09

'뮤지엄 인 뮤지엄'은 작가가 서울 또는 제주 아라리오뮤지엄에 머물며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전시 프로젝트입니다. 리칭은 “뮤지엄 인 뮤지엄”의 일환으로,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전시장 내에 아티스트의 다양한 일상을 보여주는 집을 만들었습니다. 작가는 미니살롱, 서재, 작업실, 침실, 다이닝 룸, 가라오케 룸, 샤워실, 화장실로 공간을 구성하고, 직접 제작한 회화와 사진들을 곳곳에 장식했습니다. 이처럼 작가의 취향과 정체성이 도처에 깔려있는 <8개의 방>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작가의 삶과 예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됩니다.

리칭 Li Qing
최근 중국미술계에는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실험적인 작업을 전개하는 1980년대생 작가들이 급부상하고 있는데, 리칭은 그 대표적인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작업 방식을 따르고 탐구하면서도, 동시에 그 법칙을 깨뜨리고 "지적인 회화"라고 불리는 그 자신만의 법칙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회화언어를 탐구하고 관람자와 회화 사이의 상호작용, 중국 동시대 사회의 일상과 집단적 행위에 대한 시각적 경험 등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오는 길엔 또 굉장히 강렬한 작품이 자리하고 있다.


마크 퀸이라는 작가의 <셀프>라는 작품. 실제 자신의 두상을 캐스팅하고 자신의 피를 이용해서 만들어 낸 작품이라고 한다.


그 아래로 내려오면 또 마크 퀸의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들도 좋았다.


각각 <키스>와 <피터 헐>이라는 작품인데 장애를 가진 인물들을 대리석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고대 그리스 조각상에서 손상된 팔다리등 육체는 아름다운 것으로 바라보면서 실제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는 사람들의 편견을 꼬집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메인 전시를 다 보고 문을 열고 나오니 또 다른 건물에서 정경자 님의 <나를 다시 부른 것은 원시였다>라는 전시를 하고 있었다.


2023년 11월 15일부터 12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다.


‘원시’라는 주제와 너무 잘 어울리는 색감과 표현이었다.


2층 계단을 올라가면서 작품이 딱 정면에 보이는데 굉장히 아름다웠다.


이 건물도 역시 밖 풍경이 잘 보인다.


이건 한복의 디테일을 산처럼 표현했는데 너무 좋았다.


화려하면서 조화로운 색감을 쓰는 작가님.


위층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톤이 단순해진다.


색에 따라 완전 다른 작품이 된다. 오른쪽 그림은 액자와 그림의 배치가 너무 좋았다. 어떤 액자에 담느냐에 따라서 그림이 달라 보이기도 한다.



전시를 다 보는데 1시간 30분가량 걸렸던 것 같다. 그렇게 넓진 않았지만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았고 한참 서서 감상했던 작품들도 있었다. 오래 걸었더니 다리가 아파서 1층에 있는 프릳츠에서 따뜻한 음료를 먹고 가기로 했다.


5시가 다된 시간이라 커피는 부담스럽고 따뜻한 헛개나무 열매차를 먹기로 했다.


음… 편의점에 파는 헛개나무 음료를 따뜻하게 데운 맛이다.


5시 20분쯤 나왔는데 겨울이 다가와서 그런지 어두 컴컴하다. 그래도 밤에 보는 느낌의 건물은 또 다르다. 항상 하얀 벽에 걸려있는 작품들만 보다가 오래된 벽돌, 콘크리트 위에 있는 작품들을 보니 좋았다. 오히려 작품에 더 집중이 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어떻게 건축물을 살려서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했는지를 찾아보면서 전시를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 미술관은 10세 이하의 어린이는 입장이 어려운데, 들어가 보면 작품들이 아무런 펜스 없어 놓여있고 공간자체도 위험한 부분들이 많아서 그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서울에서 웬만한 전시관들은 사람들이 많아서 조용하게 작품을 감상하기 힘든데 여기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조용히 생각도 많이 하면서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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