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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숙박이 아닌 경험을 원할 때, 스테이무릉도원(무릉가족펜션)

숙소

by 차미박 2023. 11. 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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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한 숙소 중 기억에 남는 곳이 3군데 있었다. 하나는 라오스에서 묵었던 목조건물에 자그마한 야외수영장이 딸린 외국인 부부가 운영하던 숙소였고, 두 번째는 제주도에서 나무로 지어진 오두막집으로 사장님과 함께 열손가락에 봉숭아를 물들였던 숙소였다. 그리고 세 번째 역시 제주도 숲 속에 있었던 숙소로, 아침에 커튼을 치면 광활한 여름 들판이 펼쳐져있었고, 아버지 또래의 푸근한 사장님이 딸 같은 우리를 따뜻하게 챙겨주셨던 숙소였다.

그리고 이번 강원도 양평 숙소에서 4번째로 기록될 숙소를 다녀왔다.

스테이무릉도원

(네이버에 등록된 공식 이름은 무릉가족펜션)

✔️예약방식
에어비엔비
https://abnb.me/e/xPf40i7EtEb

펜션 · Suju-myeon, Yeongweol · ★4.78 · 침실 1개 · 침대 1개 · 단독 사용 욕실 1개

스테이 무릉도원 Room C, 숲속의 작업실

www.airbnb.co.kr


✔️위치
무릉가족펜션
강원 영월군 무릉도원면 중방길 2
https://naver.me/GsPo8YMW

네이버 지도

무릉가족펜션

map.naver.com


무릉가족펜션은 방이 A-F로 6개로 나누어져 있다. 우리가 머물렀던 방은 RoomC였다. 이중에 RoomA만 최대 6명이 머무를 수 있는 큰 방이고(방 3개, 침대 2개) 나머지 B-F는 최대 2명까지만 수용할 수 있는(방 1개, 침대 1개) 작은 방들이다.

주인 부부께서 이 펜션을 운영하시는데 사모님은 시인이고 사장님은 농부라고 한다.(로맨틱한 스토리다.)



사실 나는 <펜션>이라는 단어를 꺼리는 편이다. 펜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조금 오래되고 바베큐장이 있지만 지저분하고 주인분은 뜨내기손님들을 받느라 조금 냉정하고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아 조금 소란스러울 때도 있고... (너무 편견인가..?) 때문에 에어비앤비에서 이 숙소를 찾고 위치를 찾을 때 무릉가족‘펜션’이라는 이름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하지만 숙소 내부의 사진과 아름다운 자연과 무엇보다 방문객들의 칭찬이 자자했기에 펜션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척하고 금토일 2박 3일을 예약했다.

공식이름은 무릉가족펜션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인스타나 에어비앤비에서의 이름) 스테이 무릉도원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계신 듯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뷰. 사실 우리는 전날 저녁 늦게 도착했고 그때는 어두워서 이 뷰를 보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에서야 마주한 멋진 광경.


에어비앤비에서 봤을 때 이방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던 소박한 원목 책상과 의자. 주인 부부께서 직접 업사이클링해서 만든 책상과 의자라고 한다. 너무 예쁘다. 이런 곳에서 자연을 바라보고 글을 쓰면 너무 잘 써질 것 같다.



침대가 창 바로 옆에 있어서 눈을 뜨면 바로 탁 트인 자연뷰를 감상할 수 있다.


들어오면 작은 주방이 있다. 싱크대, 버너, 냄비, 도마등이 있다. 숙소에서는 간단한 조리만 가능하고 고기나 생선류 등 냄새가 많이 나는 음식은 무조건 야외 공용주방에 가서 조리해야 한다.


각종 식기류도 있다.


커피포트랑 여분의 부탄가스가 있다.


사실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많이 사람들이 후기에 화장실이 작다고 써놨던 것인데, 나름 마음을 먹고 가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불편하지 않았다. 좁음에도 너무 깔끔하게 정리를 잘해두셔서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바디샤워, 샴푸, 린스가 구비되어 있다.


일회용 칫솔과 치약도 있다.


이건 공용주방의 식탁 모습.


첫날 도착했을 때 바베큐를 해서 먹었다. 주인 부부께서 김치와 쌈장까지 손수 준비해 주셨고 바로 옆에 있는 텃밭에서 상추를 따다가 주셨다.


이렇게 뒷마당에는 다양한 테이블과 흔들 그네가 있다.


그네 의자가 둥글게 있는데 이것의 용도는 저녁에 캠프파이어를 하기 위함이다.


낭만적인 캠프파이어.. 우리가 첫날에 왔을 때는 비가 내려서 못했는데 다음날에는 이 모닥불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끼리 불꽃을 보기 위해 모여드는데 어떤 분들이 마시멜로를 잔뜩 사가지고 오셔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줬다. 우리도 마시멜로를 받아 들고 맛있게 먹었고 그러면서 또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친해졌다. 너무너무 분위기가 좋았었다. (때마침 거기서 만난 여자분이 내가 나온 고등학교에서 가까운 고등학교를 나와서 진짜 신기했다!) 아마 주인 분들이 친절하고 친근하니까 투수객 들도 다 마음이 열리고 그랬기에 그렇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바로 옆에 있는 큰 강.


아예 ‘물멍 때리는 곳’이라는 표지판을 부고 의자 그네를 강 앞에다가 놓으셨다. 주인 분들의 감성과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곳이었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낙엽, 강, 물소리, 새소리. 힐링 그 자체.


옆에는 좁다란 길이 있어서 산책하기 좋다.


이건 우리 아침. 주인분께서 직접 하우스에서 키우신 토마토 4개를 주셨다.🍅 엄청 싱싱하고 달았다.


2박 3일간 정말 편안하고 재밌게 묵었다.

사실 그냥 잠만 잘 곳이 필요했다면 호텔을 잡았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여행에서 단순히 숙박보다는 지연이 있는 곳에서 푹 쉬고 아침에 산책도 하고, 그 마을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길 원했다.

스테이 무릉도원은 어려울 수도 있었던 나의 모든 욕구를 충족해 준 곳이다. 방 안에서 바라본 금빛으로 물든 가을 풍경, 따뜻한 주인 사장님들의 눈빛과 미소, 떠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며 나눴던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 새들이 지저귀는 아침에 낙엽을 밝으며 했던 산책, 새로운 사람들의 새로운 이야기들. 쌀쌀했고 드문드문 비가 내렸던 양평에서의 2박 3일이었지만 앞으로 이 모든 기억들은 이튿날 밤 타오르던 모닥불처럼 따뜻하게 내 마음을 데워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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