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을 ‘밀가루 못 먹으면 뭘 먹고 사나요?’라고 정한 이유는 처음 본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때문에 밀가루를 못 먹어요’라고 하면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기 때문이다. 하긴 나도 밀가루를 처음 못 먹는다고 생각했을 땐 그럼 앞으로 뭐 먹고살지..라는 고민을 했었기에 그들의 반응도 이해가 간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칼국수였고,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 빵이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약 10년 전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내가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밀가루를 끊고 살았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나름대로 시행착오를 거쳐 쌓인 데이터들이 있다.
내가 쓰는 글에는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내 몸에 대한 과정이기 때문에 나에겐 맞지만 남들에게는 맞지 않은 정보가 있을 수도 있다. 잘못된 정보인 경우엔 부디 친절히 알려주시기 바라고, 내 몸엔 괜찮았던 정보가 본인에게 맞지 않다면 ‘내 몸에 대해서 하나 더 알았군’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주시기 바란다. 사실 깔끔하게 글루텐의 개념을 정리하고 가면 좋겠지만 이건 나도 아직 헷갈리는 부분이 많아서 괜히 잘못된 정보를 알려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건너뛴다. 대신 나는 내가 몸으로 경험해 보고 느낀 정보만 전달해주고자 한다.
먼저 가장 기본적으로 음식에 밀가루가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확인하는 방법부터 알아보자.
✔️음식에 밀가루 들었는지 확인하는 방법.
우선 시중에 나오는 제품들은 의무적으로 알레르기 성분들을 표시하게 정해져 있어서 보통 뒷면에 보면 제품 정보에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라고 <우유, 대두, 밀, 새우> 등이 주로 표시되어 있다. 이 성분들을 확인해 보면 곧바로 알 수 있다.
그리고 음식점에 갔을 경우엔 면, 빵, 튀김처럼 확연히 티가 나는 것들은 알기 쉬운 편이나, ‘이런 곳에도 밀가루가 들어있어?’ 라고 생각되는 의외의 음식에도 밀가루가 있다. 의외로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들에 대해 알아보자.
1. 카레, 수프
시중에서 우리가 익숙히 아는 꾸덕한 느낌을 위해 대부분 밀가루를 사용한다. 크림 수프나 옥수수 수프처럼 수프 종류도 해당한다.
2. 어묵
어묵은 생선의 살들을 뭉쳐지게 하는 과정에서 밀가루가 사용된다. 하지만 요즘에는 많은 어묵들이 밀가루를 넣지 않고, 그런 제품들은 포장지에 크게 밀가루를 쓰지 않는다고 적어 두는 편이다. 그런 어묵을 골라서 먹으면 된다.
3. 소시지, 핫바 등
이것도 어묵이랑 같은 맥락인 것 같다. 고기가 뭉쳐지는 과정에서 밀가루가 쓰이는 것 같다.
4. 고추장
나도 가장 생각 못했던 건 고추장이었는데, 이것도 쫀득하게 양념들을 뭉치는 과정에 밀가루가 사용되는 듯하다. 하지만 소량이라 나의 경우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는 않아 보통 먹는 편이다. 이것도 만약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들은 피하는 게 좋고 요즘에는 좋은 우리밀을 사용했다거나 쌀가루를 사용했다고 광고하는 제품들이 꽤 있는 편이다.
5. 떡볶이의 떡
이건 반반으로 밀떡을 쓰는 경우가 있고 쌀떡을 쓰는 경우가 있다. 나의 경험으로 보통 프랜차이즈 분식 가게들은 대부분 밀떡을 쓰고, 시장 떡볶이들 같은 경우에는 가래떡의 쌀떡을 쓰는 경우가 많다. 가래떡의 경우에는 떡의 확연이 크기가 크다. 그리고 식감으로도 어느 정도는 구분할 수 있는데 밀떡은 탱글탱글한 느낌이고 쌀떡은 비교적 쫄깃하고 오래 두면 퍼진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가끔 떡볶이를 시켜 먹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배떡이라는 곳이 밀떡과 쌀떡을 선택해서 시킬 수 있어서 애용하는 편이다. (광고 아님)
그 외에도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 들어가는 밀가루들은 많이 있겠으나 우선은 생각나는 건 이 정도다. 위에 열거한 의외로 밀가루가 들어간 제품들에는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건 아니고 소량이라 나도 먹고 싶을 땐 아주 가끔씩 먹곤 하는데 적당히만 먹으면 괜찮다. 하지만 매일 먹거나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트러블이 올라온다.
사실 밀가루가 들어있는 제품 하나하나를 외우는 것보다 밀가루 즉 글루텐성분의 원리를 이해하는 게 더 기억하기 쉬운데, 보통 글루텐은 음식의 쫀득한 점성을 만들거나(=면이나 카레와 같은), 바삭하게(치킨의 튀김옷) 하기 위한 특징이 있다. 그렇기에 뭔가 쫀득하거나 바삭한 게 씹히면 우선은 의심해 보고 알아봐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나는 10년간 내가 내 몸을 마루타 삼아 실험해 본 결과, 또 빵과 국수가 최애였던 내가 어떻게 그것들을 대체해나갔는지 경험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또는 하도 밀가루가 몸에나 다이어트에 안 좋다고 하니 끊어봐야겠다고 다짐한 사람, 도저히 밀가루 없이 먹는 것의 행복을 상상할 수도 없는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그저 참고 삼아 또는 재미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이다음 글부터는 과연 밀가루를 못 먹는 내가 무엇을 먹고살고 있는지, 밀가루 없이 행복하긴 했는지, 밀가루를 끊고 나서 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대해 천천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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