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년 전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내가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이후 글루텐프리를 실천하며 건강하게 살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이다. 나의 알레르기 반응은 심하게 발작을 일으키거나 얼굴이나 목이 붓는 정도는 아니라 피부에, 특히 얼굴에 트러블이 바로 올라오는 것이다. 간지럽고 그런 건 아니지만 부위가 얼굴인 만큼 보기 싫고 흉이 남는 게 싫어서 점차적으로 밀가루를 끊게 되었다. 내가 말하는 정보는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며 읽어주기 바란다.)
1. 밀가루 국수를 대신할 수 있는 것
쌀국수
가장 쉬운 건 쌀국수다. 이름부터 쌀국수고 주로 쌀로 만들어진다. 나는 국수를 먹고 싶을 땐 쌀국수를 먹는다.(마치 난 슬플 땐 하늘을 봐... 와 같은...) 물론 밀가루 국수의 쫄깃한 맛은 따라오지 못하지만 나름대로 후루룩 거리는 맛과 밀가루보다 먹고 난 뒤에 개운하고 가벼운 느낌이 있어서 좋다. 또 쌀국수도 먹다 보면 은근한 동남아 향신료의 매력이 있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태국과 베트남을 꼭 가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당면
당면은 보통 고구마전분으로 만들어진다. 나는 중국집에 가면 다른 사람이 짜장면으로 면치기를 할 때 잡채밥의 당면으로 면치기를 한다. 쫄깃함은 짜장면의 2배.
앉은뱅이밀국수
이건 우연히 알게 된 국수인데, 우리나라 토종밀로 만든 국수이다. 앉은뱅이 밀 이란 말 그대로 다른 밀보다 키가 작아서 불리는 이름이고 (이름 너무 대충 지은 거 아니냐고..) 무엇보다 글루텐 함류량이 적다고 한다.(아예 없는 건 아님) 그래서 사서 먹어봤는데! 식감이나 맛이 그냥 밀가루랑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은 가격이 비싸다. 우리나라에서 이 밀을 재배하는 곳이 많이 없다 보니 시중에 파는 일반 국수보다 3배 정도? 비싸다. 그래서 몇 번 시켜 먹다가 지금은 안 먹지만 건강한 국수를 먹고 싶다고 하면 시켜 먹어 볼 만하다.
그 외에 옥수수로 만든 면도 먹어봤는데 옥수수면은 국수보다는 당면에 가깝고 특유의 냄새도 나서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 않는다.
2. 라면
라면이 글루텐프리가 있다고?라고 놀라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대답하자면 사실은 우리가 아는 익숙한 라면의 맛을 내는 글루텐 프리 라면은 없다. 근데 왜 넣었을까? 내가 아예 라면을 못 먹었던 기간은 밀가루를 끊고 5년 정도였고, 그땐 ‘내가 딱 하루만 밀가루 먹을 수 있다면 라면은 원 없이 먹고 싶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그러다가 ‘감자라면’을 알게 되었는데, 일반 라면이랑 식감이나 맛이 똑같다. 혼돈하면 안 되는 게, 시중에 파는 감자면이랑은 다르다.
브랜드를 말하면 광고 같을까 봐 최대한 말 안 하려고 했는데, 그냥 감자라면이라고만 말하면 해석하는 사람들에 따라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말한다. 내가 자주 먹는 건 삼육에서 나오는 감자라면이다. 이외에도 애터미에서 나온 감자채식 라면, 두레생협에서 나온 감자라면이 있다. (애터 미겠은 전에 먹어봤는데 괜찮았던 것 같고 두레생협 거는 안 먹어봤다. 하지만 둘 다 밀이 함유되어 있다) 내가 자주 먹는 삼육 감자라면은 엄연히 말하면 여기에는 밀가루가 들어간다. (읭?) 근데 일단 감자전분과 밀가루가 섞여있는데 여기 밀가루가 국산 밀가루를 쓴다.
영양성분에 적힌 밀 함류. 밀가루는 18% 들어가고 국산 밀가루다. 여기서는 글루텐이 별도로 들어가는데, 사실 이 글루텐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이것도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는 하겠으면 아직까지 이 라면을 먹고 피부에 알레르기가 올라온 적은 없다. 예전에 글루텐에 대해서 공부하다가 안 한 가지 사실은, 사실 밀에 들어간 글루텐도 글루텐이지만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밀의 대부분이 미국이나 호주인데, 알다시피 워닉 먼 나라들이다 보니 수입될 때 방부제를 엄청 쳐서 그 방부제가 알레르기나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나처럼 바로 알레르기가 올라오는 사람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안 좋다. 각종 소화기관의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여하튼 아까 위에서 말한 앉은뱅이 밀도 그렇고 이 감자라면도 아예 글루텐이 없는 게 아닌데 나는 먹었을 때 알레르기 반응이 없었다. 내가 적은 양의 글루텐에는 내성이 있는지, 아니면 정말 미국과 호주에서 들어오는 밀가루가 문제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시중에 파는 밀가루가 들어간 제품들 90프로 이상은 (아마 더 될지도?) 호주나 미국산이기 때문에 내가 먹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여하튼 감자라면은 내가 밀가루 대체라면으로 자주 즐겨 먹는 음식이다. (삼육 감자 짜장면도 있는데 그것도 맛있음)
또한 만약 친구들과 컵라면을 편의점에서 먹어야 한다면 컵누들을 먹는다. 컵누들은 당면이 들어간 라면이다.
원래 한 번에 대체 음식들을 다 말하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생각보다 길어져서 나눠서 써야겠다.
다음 편은 밀가루가 없는 글루텐프리 치킨, 빵, 과자에 대해서 말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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