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논픽션에서 산 향수가 다 떨어져 새로운 향수를 구매할 때가 되었다 싶었다. 논픽션의 향수는 향은 좋았지만 지속력이 너무 떨어져서 아쉬웠다.
논픽션 향수 인기 순위 & 논픽션 향수 사용 후기
이번 향수는 지속력이 좋은 향수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고급 니치 향수 브랜드인 ‘르라보’를 써보기로 했다.
2006년 프랑스 출신의 두 창립자 에디 로시와 파브리스 페노가 뉴욕 놀리타에서 시작한 니치 향수 브랜드이다. 상탈 33, 어나더 13등의 향이 유명하며, 이름 뒤에 있는 숫자는 그 향에 들어간 원재료의 개수를 의미한다고 한다. 특히나 르라보는 다른 향 브랜드에서도 많이 쓰는 ‘상탈’이라는 향의 원조로 알려져 있다. 가격은 50ml 기준 30~50만 원 정도로 향수 브랜드 중에서도 높은 편이다.
나는 르라보 향들을 시향하고 마음에 드는 향을 고르기 위해 부산 서면에 위치한 르라보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방문했다.
르 라보 부산지점
부산 부산진구 전포대로 210번 길 14 1층
부산엔 센텀 신세계 백화점에만 르라보 매장이 있는 줄 알았는데, 작년 6월에 서면 전포 한복판에 르라보 매장이 생겼다.
서면 4번가 쪽 식당이랑 키페가 모여있는 길 중간에 있다. 처음엔 그냥 지나칠 뻔 한 매장.
매장엔 르라보다움이 구석구석 묻어났다.
르 라보는 동물 실험을 반대하고 지속가능성 또한 핵심 철학으로 실천하고 있는 브랜드다. 그중 하나의 일례로 매장 내에 있는 가구들은 수백 년 된 빈티지 가구를 공수해 재 사용한 것이다. 르라보 서면점에서도 빈티지한 욕조, 소파 등이 배치되어 있었다.
매장에 들어가니 직원분이 찾으시는 향이 있냐고 물어봤는데, 나는 특정한 향을 생각하고 간 게 아니라서 딱히 보고온건 없고 한번 시향 해보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그러자 향을 추천해 주시겠다고 했고 평소에 좋아하는 향이 있냐고 물어보셨다. 평소에는 우디하고 머스크 한 느낌을 좋아한다고 했고 그러자 직원분은 베이 19와 어나더 13을 추천해 주셨다. 베이는 뭔가 끌리는 향이 아니었고, 어나더 13은 르라보의 대표향과도 같아서 나도 끌리긴 했는데 아무리 강하게 향을 맡아도 향이 잘 나질 않았다. 안에서는 다른 향들 때문에 잘 안 나나 싶어서 밖에 나가서 맡아보기도 했는데, 당최 별 향이 나지 않아서 내 코가 뭔가 잘못된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직원분에게 원래 이건 향이 잘 안 나나요?라고 물어보니, 좀 자연스럽고 살냄새와 비슷하게 은은하게 나는 향이라 그럴 수도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나중에 내 친구에게도 물어보니 본인도 어나더 13은 별 향이 안 난다고 하더라. 어나더 13은 원래 좀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향인 것 같았다. 사실 가격만 좀 더 저렴했으면 저 향을 샀을 수도 있겠지만, 돈을 쓰는 만큼 좀 더 강렬하고 뽝!! 하는 향을 얻고 싶었다.
그 후에 다른 향을 몇 개 시향 시켜주셨는데, 그 중에 한 향이 임팩트 있게 내 코에 딱 들어왔다. 약간 머스크 하면서 강렬한 향이었는데 향 이름을 묻자 떼누아 29라고 말씀해 주셨다.
THÉ NOIR 29는 블랙 티 잎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향에 바치는 찬가와도 같은 향수입니다.
베르가못, 무화과, 월계수잎의 밝은 느낌과, 시더우드, 베티버, 머스크의 다크함이 어우러져 깊이 있으면서도 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반전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르 라보만의 특별한 비법으로 추출한 블랙 티 향이 온몸을 감싸줍니다. 드라이한 나뭇잎과 건초향, 토바코의 쌉싸래한 향으로 센슈얼하고 중독적인 잔향을 남깁니다.
-르라보 공식홈페이지-
떼누아 29는 아주 대중적인 향은 아니지만, 밸런스가 잘 잡혀서 마니아층이 꽤 있는 향수다. 중성적인 향이라서 남녀 모두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기도 하다.
나는 떼누아 29로 사기로 했다. 사실 이 향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처음부터 50ml로 사긴 부담스러웠고 우선 15ml를 먼저 써보기로 했다.
르라보는 50ml랑 100ml를 사면 다 쓰고 나중에 그 공병에 리필식으로 향수를 구매할 수 있으며, 그렇게 구매하면 기존가격에 20%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50ml가 310,000원인데 20% 할인하면 248,000원이다. 5만 원 정도가 할인되는 것!) 솔깃해서 망설여지긴 했지만 위에서 말했다시피 잔향이나, 지속력에 대한 확신이 없는 만큼 부담이 되는 가격이라 15ml를 132,000원에 구매하기로 했다.
보통 향수는 제조되어진 상태로 바로 판매하는데,르라보는 바로 매장 안에 있는 랩에서 향수를 제조해서 공병에다가 넣어준다. 그리고 이름이나 닉네임을 말해주면 향수 라벨에 바로 인쇄를 해주고 붙여준다. 곧바로 나만을 위한 향수가 되는 것! 선물할 때도 아주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포장을 예쁘게 해 주셨다.! 서면점 직원분이 엄청 친절해서 기분 좋았다!
르라보 패키지! 사진 위에 있는 작은 종이처럼 보이는 건, 내가 어나더 13도 언젠간 써보고 싶다고 말하자 직원분이 1.5ml의 디스커버리 용 향수도 판매하고 있다고 향이 궁금하면 그걸 한번 써보라고 말씀해 주셔서 냉큼 어나더 13 향으로 하나 샀다. 가격도 9,000원으로 나쁘지 않았다.
디스커버리용 패키지도 예쁘다. 하지만 일단 본품먼저 뜯어보자.
라벨에는 바로 따끈하게 뽑힌 정보들이 적혀 있다. 구매 매장, 구매 일시, 닉네임등. 정말 나만을 위한 향수라는 느낌이 드는 좋은 브랜딩이었다.
르라보 향수 사용기한은 3년이다.
포장이 너무 예쁘다.
사이즈가 앙증맞은 15ml 향수.
립밤과 비교해 보자. 버츠비 립밤이랑 높이는 비슷하지만 옆으로는 조금 더 넓다.
딱풀이랑 비교해 보자. 중간사이즈의 딱풀인데 넓이는 비슷하고 높이가 작다.
위 사진은 어나더 13의 1.5ml 디스커버리의 사이즈.
지금 한 3일째 구매한 향수를 쓰고 있다. 향수를 구매했을 때 직원분이 향수를 구매하고 2주 정도 숙성시키고 쓰는 게 가장 좋다고 했으나, 바로 참지 못하고 다음날부터 쓰기 시작했다. 일단 가장 좋은 건 지속력. 논픽션향수가 가장 아쉬웠던 게 지속력이었는데 르라보는 논픽션의 지속력에 2-3배쯤 되는 것 같았다. 일단 아침에 뿌리면 출근 내내 향이 기분 좋게 난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지나서도 은은하게 나고 퇴근하고 집에 갈 때 향이 많이 남아있는 건 아니지만 아침에 뿌렸었던 곳의 살 냄새를 맡아보면 엄청 옅게 향이 나는 걸 느낄 수 있는 정도다. 나는 보통 3시쯤에 한번 더 향수를 뿌려주는데 그럼 하루종일 은은하고 기분 좋게 향이 지속되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디스커버리 어나더 13도 써봤는데, 매장에서 맡았던 것보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훨씬 향이 좋게 느껴졌다. 정말 자연스러우면서 기분 좋은 우드향이 난다. 떼누아 13과는 다른 느낌이다. 떼누아 29와 어나더 13을 번갈아서 그날 기분에 따라 사용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지속력⭐️⭐️⭐️⭐️⭐️
향⭐️⭐️⭐️⭐️⭐️
르라보 향수는 올해 한 소비 중에 잘한 것 top5안에 들어가는 소비가 될 것 같다. 마지막 한마디, 향수는 비싼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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