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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대표작 <어느가족> 해석 및 리뷰 - 가족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영화 주관적인 리뷰

by 차미박 2023. 12. 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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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족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개봉일: 2018.07.26
러닝타임: 121분
출연진
릴리 프랭키 - 시바타 오사무(본명: 에노키 쇼타)
키키 키린 - 시바타 하츠에
안도 사쿠라 - 시바타 노부요(본명: 타나베 유코)
마츠오카 마유 - 시바타 아키(예명: 사야카)
죠 카이리 - 시바타 쇼타(본명 불명)
사사키 미유 - 시바타 유리(린)(본명: 호죠 쥬리)
줄거리
할머니의 연금과 물건을 훔쳐 생활하며 가난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어느 가족. 우연히 길 위에서 떨고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가족처럼 함께 살게 된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으로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각자 품고 있던 비밀과 간절한 바람이 드러나게 되는데…
수상내역
2018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드디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대표작, <어느 가족>을 봤다.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로는 괴물 이후 내가 본 두 번째 작품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 <괴물> 리뷰 - 과연 진실이라는 것은 존재하는가? - https://chamy.tistory.com/m/111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신작 <괴물> 리뷰 - 과연 진실이라는 것은 존재 하는가?

*앞쪽에는 스포 x, 중간 표시 이후부터는 스포 o 영화 은 등 한국에서도 꽤 잘 알려진 영화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2023년 신작이다. 이 영화는 칸 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괴물 러닝타임: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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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가족’의 의미


이 영화는 일반적인 ‘가족’의 의미에 질문을 던진다.
사회적인 잣대로 보기에 정상적인 가족의 형태는 아니지만 그 안에서 행복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진정한 가족인가, 피는 섞였지만 서로를 미워하고 고통만을 주는 사람들이 가족인가.

마지막쯤 취조장면에서 형사에게 시바타 노부요(엄마역)는 “낳아야만 엄마가 될 수 있는 거냐”라고 되묻는다. 그러자 형사는 안 낳으면 엄마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화를 본 우리는 알 수 있다. 친부모에게 맞고 무관심하게 대해졌던 유리는 친엄마와 있을 때보다 가짜 엄마와 함께하며 상처를 치유받고 따뜻함을 느꼈다. 과연 유리에게 진짜 가족은 누구였을까?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에서 나오는 몇몇 공통적인 특징들


최근에 본 <괴물>과 <어느 가족>에서 몇 가지 공통적인 요소들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우선 아이가 2명이 나오고 둘이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다. 처음 마주한 둘은 서로를 낯설어하다가 서로를 통해서 배우고 받아들이며 성장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아지트라고 생각되는 장소들이 나온다. 괴물에서는 버려진 기차고 어느 가족에서는 쇼타가 자는 장롱이나 버려진 자동차 안이다. 그 이외에도 어느 가족과 괴물 안에서 공통적으로 엄마 역할을 하는 안도 사쿠라가 세탁소 직원이기도 하다.


#겨울로 시작해서 여름을 거쳐 다시 겨울로


이 영화는 마트에서 쇼타와 오사무가 물건을 훔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성공적으로(?) 도둑질을 마치고 따뜻한 고로케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추운 겨울에 방치된 채로 집 밖에 나와있는 유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여름이 온다. 영화를 보는 내내 뜨거운 여름 한가운데에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가족들은 계속해서 땀을 흘리고 감독은 계속해서 그 땀들을 자세히 보여준다. 가난과 여름이 합쳐져서 더 지독한 가난의 냄새가 나는 듯하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가족들이 흩어지고 쇼타와 오사무가 마지막으로 만나는 장면은 또다시 추운 겨울로 끝이 난다. 여름의 이별보다 겨울의 이별이 조금 더 시리고 아픈다.


#서로를 일깨워주고 치유하는 가족들


유리와(주워온 아이) 노부요(가짜엄마)는 욕실에서 각자의 상처들을 바라보고 어루만져주며 치유한다. 유리는 친엄마에게 받은 학대의 상처를 노부요에게 치유받고, 불임이라 아이를 낳지 못하는 노부요는 유리에게 모성애를 느끼며 자신의 상처를 치유받는다.


또 쇼타는 처음엔 자연스럽게 도둑질을 하지만 가짜 여동생 유리가 생기고 그녀를 데리고 도둑질을 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처음으로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 감정이 점점 커고 결국엔 유리의 도둑질을 숨겨주려 자신이 더 크게 소란을 일으켜 물건을 들고 도주를 한다. 도망가던 중에 갈 곳이 없어지자 다리에 뛰어내리고, 다쳐서 병원에 가게 된다. 그로 인해 모든 가족들이 잡히게 된다.


#이 영화의 최고의 명장면


이 영화의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불리는 안도 사쿠라 (시바타 노부요 역)의 취조실 장면. 이 연기를 보면 뭐랄까... 감정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감정 자체를 관객들의 가슴속에 쑤셔 넣어 이식하는 것만 같다. 그 감정이 파도처럼 나에게 밀려들어오는 것 같은 경험이라고 할까. 괜히 명장면으로 불리는 게 아니다. 괜히 칸영화제에서 케이트 블란쳇이 “앞으로 우리가 찍는 영화에 우는 장면이 있다면 안도사쿠라를 흉내 낸 것입니다”라거 말한 것이 아니다.

방구석 1열


그리고 여담이지만 예전에 방구석 1열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나와서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원래 안도사쿠라와는 접점도 없고 만난 적고 없다고 한다. 하지만 우연히 동네를 산책하다가 안도사쿠라를 마주쳤고 그때 ‘릴리 플랭키와 부부역할을 하면 굉장히 잘 어울리겠다 ‘라고 생각하고 캐스팅을 했다고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원한 페르소나 키키 키린과 함께한 마지막 작품


이 영화에 나오는 할머니 역의 키키 키린 배우는 이 영화가 개봉되고 2달 후에 지병이었던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다 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그리고 <어느 가족>까지. 총 6편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했다. 진정한 뮤즈이자 페르소나. 이 작품이 그녀의 마지막 유작은 아니지만(유작은 오모리 타츠시 감독의 일일시호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한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이상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에 대한 리뷰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는 항상 보고 나면 내 마음속에 질문을 남긴다. <괴물>에서는 ‘과연 진실이라는 것은 존재하는가?’였고 <어느 가족>에서는 ‘진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 그 문장들이 계속해서 내 머릿속을 떠다녔고 나름대로의 답을 내리기도 했다. 이후로 보게 될 그의 작품들은 또 어떤 질문들을 나에게 던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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