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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미니룩스 줌 LEICA MINILUX ZOOM 자동 필름카메라 추천 - 7년 사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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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미박 2023. 2. 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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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취직하고 얼마 되지 않아 라이카 미니룩스 줌(Leica minilux zoom)을 구매했다. 라이카 미니룩스 줌 이외에도 후보가 2가지 더 있었고, 세 가지 중 순위로 치면 라이카 미니룩스 줌이 3순위였었다. 그 이유는 인터넷으로 사양을 비교해도 두 가지의 후보에 비교해 뛰어나지 않았고 가격도 더 비쌌으며 무엇보다 경통의 잦은 고장이라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이 카메라를 보는 순간, 그냥 사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너무 예뻤다.. 그렇게 이 카메라는 그 당시에 54만 원 정도의 가격으로 내 손에 들어왔고, 7년이 지난 지금 이 카메라는 160만 원으로 올랐다. 수익률로 치면 엄청난 재테크의 성공... 하지만 팔 생각은 없으니 나와는 먼 이야기다. 7년간 이 카메라와 함께 많이 다니기도 다녔다. 사회생활 처음 시작했던 병아리 시절부터 8년 차가 되어 뭔가 그럴듯한 직장인 모양을 갖추게 된 나를 옆에서 항상 지켜봤다. 그동안 우리는 둘도 없는 친구처럼 붙어다니기도 했고 연인들이 권태기를 겪는 것처럼 조금 멀어지기도 했었다.


2017년 홍콩 여행에서도 함께한 라이카




여름만 되면 바닷가를 참 많이도 다녔다. 분해해보면 모래가 쏟아질지도.


유난히 라이카를 가지고 찍은 거울셀카가 많다. 카메라가 예뻐서 어떻게 찍어도 예쁘게 나온다.


구매할 때 함께 받은 가죽으로 된 라이카 미니룩스 줌 전용 파우치. 보들보들한 가죽느낌이다.




꺼내면 보이는 모습. 처음부터 약간 잔흠집이 있긴 했지만 내가 쓰면서 흠집이 더 많이 생겼다.(험하게 다루는 편..) 그래도 빨간딱지... 역시 예쁘다.



뚜껑을 얼면 렌즈가 나온다. 초점거리는 줌이기 때문에 35-70mm이고 조리개 값은 3.5-6.5이다.


뒷모습. 안에 어떤 필름이 들어가 있는지 볼 수 있는 필름 확인용 창이 있어서 편하다. 한번 넣으면 어떤 필름인지 확인하기 힘든 카메라들도 많아서 꺼낼 때야 무슨 필름인지 기억할 때가 많은데, 라이카 미니룩스 줌은 그런 면에선 간편하다.


윗면의 버튼. 조금 복잡해 보일 수도 있는데 그다지 어렵지는 않고 하나씩 설명해 보겠다.


1. On & Off


이 카메라는 on 버튼은 없고 off와 af로 되어있는데 저 휠을 off에서 af로 돌리면 카메라가 켜지며 앞에 렌즈가 튀어나온다.

여기서 이 카메라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카메라가 켜고 끄면서 렌즈가 나오고 들어가기를 반복되는데, 그 과정중에 안에 있는 경통이라는 부분이 끊어지기 쉽다고 한다. 마치 고무줄도 계속 당겼다 줄였다 하면 끊어지는 것처럼. 그래서 이걸 고치려면 내가 7년 전 알아봤을 때가 20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요즘엔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서 더 비싸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도 7년 중에 딱 한번 이 경통이 고장으로 에러가 떠서 수리를 맡겼었는데 그땐 경통이 끊어진 게 아니라 뭐 다른 부분이 문제가 있었던 거라 한 3만 원? 정도에 수리했던 것 같다. (이때도 거의 3-4년 전이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여하튼 내가 운이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걱정보다는 잘 끊어지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최대한 전원을 끄고 켜기를 자주 안 하려고 한다. 전원을 켜두더라도 동작이 없으면 자동으로 절전모드로 들어가서 배터리가 많이 닳지는 않는다. 대신 렌즈가 튀어나온 채로 있어야 하니 아무래도 불편하고 가방에 넣으면 다른 물건들과 부딪힐 위험이 많다. 나는 보통 하루종일 쓸 예정이라면 처음 켜놓고 하루가 끝날 때까진 끄지 않고 가지고 다닌다.

2. 초점거리 수동 조절


자동카메라 치고는 독특한 기능이 있는데 초점거리를 어느 정도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0.7~무한대까지 가능한데 만약 가까이 있는걸 뒤에 날려서 찍고 싶으면 휠을 돌려 0.7에 두고 대략 0.7 정도를 대강 맞추고 찍으면 된다. 뷰파인더로는 확인할 수 없고 감으로 대충 맞춰야 하는데 나는 대강 생각한 거리가 대부분 맞더랬다.(아마 어느정도 오차범위가 있는듯하다) 개인적으로는 평소에는 자주 쓰는 기능은 아니다. 그리고 초점을 돌릴 때는 저기 휠의 중간 부분의 동그란 버튼을 누른 상태로 돌려야지 돌아가는데 아마 쉽게 돌아가지 않게 하려고 해 둔 장치인 듯하다.

3. 줌인 줌아웃

줌 기능이다. W,T가 작게 적혀있고 W쪽으로 돌리면 줌 아웃 (넓게 보이는것), T쪽으로 돌리면 줌인(가까이 보이는 것)이 된다. 이것도 결국 경통에 연결된 부분이라 이 기능을 자주쓰면 그만큼 경통이 빨리 닳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안쓰려고 한다.

줌인 줌아웃 되는 모습. 경통때문에 잘 안쓰는 기능이지만 블로그를 위해 희생했다..


4. 셔터

사진을 찍을때 쓰는 셔터. 반셔터 기능이 있어서 살짝눌러 노출과 초점을 맞추고 꾹 누르면 찍힌다.

5. 스크린

배터리, 플래시 상태, 필름 카운팅 등이 기본으로 보인다.

기본화면

6. 타이머

한번 누르면 타이머가 켜진다. 10초 타이머만 지원한다. 타이머를 누르면 바로 카운팅이 시작된다.

7. 노출 조절

자동 카메라치곤 독특하게 노출도 어느정도 조절이 가능한데 섬세한 조정은 아니고 한번 누르면 +0.5, 두번누르면 +1.0, 세번 네번 순서로 +1.5, +2.0이 되고, 여기서 더 누르면 -0.5, -1.0, -1.5, -2.0 순으로 바뀐다. 그리고 여기서 한번 더 누르면 장노출까지 가능하다. 결국 장노출을 하려면 9번을 눌러야 하지만 내가 이 카메라 안에서 가장 잘 안쓰는 기능이라 크게 불편한 점을 모르고 지냈다.


한번 누르면 뜨는 화면. 노출 +0.5


8. 플래시

라이카 미니룩스 줌의 또다른 특징은 굉장히 많은 플래시 모드를 제공한다. 근데 이렇게 많은 플래시 모드를 제공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일단 모드를 설명하겠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본 세팅. 빛의 양에 따라서 플래시를 터뜨릴지 말지 자동으로 결정한다. 주로 나는 낮에 사진을 많이 찍기 때문에 자동으로 해놓는다. 플래시가 터질지 말지 아는 방법은 뷰파인더 쪽에 불빛이 2개가 있는데 아래쪽에 초록색 불빛만 들어오면 플래시가 안 터지는 것, 위쪽에 붉은색 불빛과 함께 들어오면 플래시가 터진다는 것이다.

플래시가 터진다는 표시



플래시버튼을 한번 누르면 플래시 번개 아이콘이 2개 나오는데 이건 플래시가 강하게 터진다는 뜻이다. (직관적인 표시다) 그리고 한번 더 누르면 이 라이카 미니룩스 줌의 특징인 slow 플래시 표시가 뜨는데, 보통 플래시가 터지면 사람들의 눈이 빨갛게 나오거나 플래시가 닿는 부분만 너무 하얗게 나와서 뒤에 배경은 아예 날아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런 현상이 덜하도록 약한 플래시를 앞에 한번 터뜨려 주고 한번 더 강한 플래시가 나오는 기능이다. 그러면 뒷배경까지 나올 수 있고 눈이 빨갛게 나오는 적목현상을 줄여준다고 한다. 앞에 터지는 작은 플래시가 어둠과 밝음을 중화시켜 주는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이 기능 또한 약한 플래시와 강한 플래시로 나누어져 있어, slow 플래시에서 한번 더 누르면 강한 slow 플래시가 터진다. 여기서 한번 더 누르면 플래시가 꺼지는 off 기능이 켜진다. 내가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이 기본 자동 플래시와, 플래시를 끄는 off 기능인데 플래시 한번 끄려면 이 버튼을 6번이나 눌러야 한다. 그건 좀 불편하긴 하다. 이상 상단 버튼에 대한 설명이었다.

🎞️필름 넣고 빼는 방법🎞️

이것도 왠만큼 필름카메라 써 본사람은 보기만해도 대충 알긴할만큼 직관적으로 되어있다.

블로그를 위해 3년간 안쓰고 아껴두었던 비싼 필름을 꺼냈다.. 왜냐면 요즘 필름값이 너무너무 비싸서 집에 사둔 여분 필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필름몸통을 오른쪽에 끼워 넣고 필름을 빼서 왼쪽에 안에 살짝 말려 들어갈 정도로만 걸리게 둔다. 그리고 뚜껑을 닫는다. 필름이 감기는 소리와 함께 상단에 화면을 보고 1이 뜨면 필름이 잘 정착된 것. 가끔 필름이 잘 안 말릴 때가 있는데 그럼 위에 화면에 숫자가 깜빡깜빡 거린다. 그럼 다시 뚜껑을 열어 필름을 꺼내고 살짝 필름 몸통에 필름을 밀어 넣은 다음 처음에 했던 대로 다시 넣어서 뚜껑을 닫으면 된다. 이게 인식이 한번 안되면 계속 안 되는 경우가 있어서 내 경험 중에 한 필름을 7번를 뺏다 넣었다 한 경우가 있었다. 필름이 너덜너덜해질 정도였다.

다음은 필름 빼는 방법. 필름을 다 쓰고 나면 알아서 필름이 말린다. 필름이 말리는 소리가 끝나고 위 화면이 깜빡이면 왼쪽 옆에 버튼을 아래로 민다음에 뚜껑을 열고 꺼내면 된다. 간단하다.



이상 모든 기능에 대한 설명이 끝났다. 사실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쓰려는 생각은 없었다.. 그냥 사진 몇 컷과 후기만 간단히 쓰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욕심이 나서 열심히 써버렸다....(사진찍으러 야외까지 감... ) 익숙하게 써온 카메라인데 설명을 하려니까 나에게도 복잡하게 느껴진다. 나도 이런 기능 다 모르고 구매했고 그 이후에 부딪혀보면서 배웠다. 이렇게 설명으로 해놓으니 어렵지 그냥 보면 대략 어떤 기능인지 알 수 있다.

라이카 미니룩스 줌 에 대한 평가는 그저 기능으로 매길 수 없다. 나와 너무 오랜시간을 함께 했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아름다운날을 온몸으로 기록해줬고 기쁨과 슬픔을 나눠준 진짜 친구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것보다 훨씬 더 비싸고 좋은 카메라를 주더라도 이 카메라보다 소중하지는 않을것 같다.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의 소중한 날도 함께하고 싶은 카메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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